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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다르니까요. 본문

Fairy thought

우리는 다 다르니까요.

A-HEE 2020. 4. 8. 23:00

한국에 돌아온 뒤로 집에서 살찌는게 싫어서 "마이 다노"라는 모바일 코칭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체중은 개미똥만큼 빠졌지만 나한텐 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한 거라 나름대로 만족 중. 

마이 다노를 신청하면 매일 그 날의 운동 영상이 제공되는데, 보통 전날 좀 힘든 운동을 했다 싶으면 다음날은 요가다. 

다른 근력운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솔직히 나한텐 요가도 은근히 힘든편이다. 

내 기준에선 땀나면 다 힘든거니까 흠흠. 

 

'아. 요가 주제에 땀이 나다니.' '시간은 또 왜 이렇게 안가?' 하면서 주춤주춤 따라 한지 이십여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무리 동작을 하고 있는데 오늘의 요가 선생님인 요가컨텐츠 크리에이터 요가 소년의 내레이션이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예!) 

요가 수련은 소란스럽고 분주했던 일상의 조각들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그간 내안에 엉켰던 매듭이 풀리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갇혔던 나에게 조심스레 다가서고, 그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시간을 갖는 거죠.

그 문이 열릴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요가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림의 크기는 모두가 다를 거예요. 우리는, 모두 다르니까요. 

다른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뜻대로 안되어도 꾸짖지 않습니다.

나를 완전히 존중하며 각자 나아가는 한걸음 한걸음을 한없이 격려하도록 해요.

오늘도 다 노하게. 수련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마스테."

 

세상에. 나 같은 불량 학생한테 이런 따듯한 말을.

'아 언제 끝나' 겨우겨우 따라 하던 내 모습을 되돌리고 싶잖아.

왜 그래요! 

 

코로나로 맘이 힘든 건 나부터 시작해서 한둘이 아닌데, 그런 내 맘 달래기가 참 힘이 들었는데 

요가하다 난데없이 위로 받게 될 줄은 또 몰랐다. 요즘 같이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들과 같이 나누고 싶은 순간. 

이만 오지랖을 좀 부리러 가보아야겠다. 고마워요 요가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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