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것으로 당신은 이미 삶의 목적을 이뤘다는 말.
"인생의 소명? 그런 거 없다. 우린 태어난 게 목적이고 이미 그 목적을 이뤘다.
그럼 삶은 뭐냐고? 신이 우리를 예뻐해서 마음대로 해보라고 보내준 보너스 게임 같은 것."
"인생은 운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하루하루를 불행하게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즐겁게 살아라."
"작심삼일? 당연한 섭리다. 3일마다 리부트 해주면 될 일이다."
나조차 알지 못했지만 알고 보니 내가 참 듣고 싶어 했던 말.
항상 잘해야한다는, 사람이라면 응당 발전해야 한다는,
그런 당연한 인식이 깔려있던 내 마음은 알게 모르게 많이 지쳐있었고
가끔은 그것이 올가미가 되어 우울의 덫에 빠지게 하고
결국에는 나를 심리적으로 꼼짝없이 넉다운-시켜버리는 묘하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뜬 유튜브 영상을 시작으로 얼굴 한번 본적 없던 사람이 건네 오는 말들에 너무나 큰 위로를 받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아." 같은 말은 살면서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이런 말을 어릴때부터 계속 듣고 자랐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그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식대로 나를 양육하고 길렀던 것일 테니 그런 류의 원망은 하지 않겠다.
앞으로 나 스스로에게라도 그렇게 말해주면 되지.
대신 내가 만일 아이를 낳게 된다면 아주 어릴 때부터 그 아이에게 말해주겠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재밌으면 그걸로 됐어."
물론 평생 "잘해야 한다"는 관념속에 자란 나라는 사람이,
신해철씨가 남긴 메세지를 보고 단번에 그 마인드로 바뀌지는 않겠지.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잘하고 싶은데."
"더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데."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이 너무 가득하기만 하면 질질 끌려가는 인생이 되니까.
다그치지 말자, 나아지려고 버둥버둥하며 살 필요 없다,
인생은 보너스 게임이니까. 그걸 즐기려고 사는 거니까.
라고 다시 한번 조용히 읇조려본다. 그리고 계속해서 읊조릴 것이다.